생각 대학로/배우 김갑수/선우씨 어디가세요 2008/06/07 01:46 by Lucapis


대학로에 오랫만에 가보니 너무도 반가웠다. 서울생활은 아니고 좀 동떨어진 곳에서 살다보니 내가 이곳을 밟아보기란 참으로 드문 일이다. 끽해야 9200번 타고 가면 금방 나오는 강남 정도는 밥먹듯이 일주일에 한번꼴로 가게 되지만 이토록 대각선 끝자락에 위치한 혜화역까지 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방에 가는 버스도 없고, 연극을 보러갈 시간적 여유, 목적지까지 오가는데 걸리는 시간등의 제약으로 솔직히 못간게 오래되었던 거다. 최근에는 서울땅을 밟아도 꼭 강남 이외에는 아무 곳도 없는 양 거기만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약간은 여유로운 이곳의 분위기가 더 그리웠었나보다.

아무튼 위 사진은 우리가 조 의논을 위해 오손도손 모인 장소이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질문들을 할 것인지, 그리고 우리조의 향후 팀 과제 수행을 어떻게 완성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3시간동안 민들레영토(가 아니라 이름이 다른거였는데 기억이 안난다. 대충 들꽃 뭐시기였다.......)에서 논의하였다. 막상 우리는 우리 뒷방의 아기웃음과 계속 교체하는 음료(특히 한번뿐인 참살이음료!)덕분에 대화를 제대로 나누진 못했다... 아무튼 인터뷰 시나리오를 대충 구성한 다음 그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그리고 연극도 보기 위해서 미리 연락한 대로 '극단 배우세상' 으로 갔다.


이곳을 가게 된 연유는 학교 과제를 수행하기 위함이다. 무엇을 주제로 할까 고민하던 차에 조원분 중 한분이 연극계와 인연이 닿아 중견배우인 김갑수씨과의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이었다. 그저 우리는 학생 신분이어서 참으로 규모도 그렇고 우리의 존재감 자체가 작게만 느껴져서 부담이 되었었다. 왜 그런거, 막상 예쁜 김태희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운좋게 김태희랑 일대일 데이트를 하게 된 것같은 그런 기분!(..유치하다) 그는 참으로 오랜시간동안 우리를 위해 배려해주었다. 감사했다. 배우다운 배우가 되고 싶다던 그의 진솔한 모습과 만날 수 있었다. 더불어, 우리가 익히 잘 알고있던 배우들과 원로배우, 그리고 아직 열심히 일을 거들고 있는 배우들도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화목한 이 분위기. 그는 최근 5년간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출연했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고향과 같은 연극무대가 늘 그리웠다고 했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고 이리로 오는 적이 많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극단의 창작 배경에는 더불어 진짜 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이 자신이 젊었을때보다는 좀더 빠른 시간에 무대에 서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는 자신의 신념이 있었다.

나는 연극을 1시간 30분 앞두고 그렇게 여유로울 수 있다는 것에 더 놀랐었다. 게다가 보통의 '연예인'들이라면 외면할 거의 맨얼굴이었지만 그는 마다하지 않았다.(언젠가 배우 이순재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역시 그의 맨얼굴을 사진에 담아낼 때 오히려 당당했다 한다) 지금 내 카메라엔 그의 모습이 찍혀있지 않아 올릴수가 없다. 이유는 나의 똑딱이 카메라로는 영 분위기가 살지 않기도 했고, 정작 보이스를 녹음하는 데에만 사용했었기 때문이다. 그의 목소리를 生으로 듣고싶은 사람을 위해 업로드를 하고 싶지만 이것역시 뭔가 권리를 침해하는 것 같아 자제하기로 했다. 대신 입구에서 서성이다 찍어본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극단 배우세상 전용 소극장의 모습 을 약간 넣어보았다. 색보정과 리사이징을 거치지 않았지만 클릭하지 않아도 대충 색깔이 보일 게다. 똑딱이의 한계가 참으로 실감이 나는 사진이다. 아흑. 그의 사진은 다른 조원들의 DSLR에 담겨져 있다.


일단 여기서 그와 인터뷰를 한 다음 연극이 시작될시간인 8시가 되기 전에 잠시 바깥을 거닐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마로니에 공원에 가면 있는 빨간 벽돌건물이 보였다.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또 잊었다. 아무튼간에 여기 광장에는 거의 매일같이 기타를 들고 원맨쇼같은것을 진행하는 명물 아저씨가 한분 계신다.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하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예전에 한번 봤을때와 비교하여 레퍼토리는 조금 비슷한데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웃기는데에는 아주 최고였다. 길가던 사람들이 몰려와서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아 이런분위기가 바로 내가 원한 분위기였어!!! 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찍고보니 연인의 모습이 한중간을 차지하고 있어 내 가슴한쪽이 굉장히 쓰려왔지만 아무튼 여기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많은 인원들이 한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거다. 군인오빠(!)가 나와서 무척이나 어색하게 군가를 불렀고 사람들은 환호했다.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부르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강심장인것 같았다.



아무튼 대학로를 거닐다보면 참으로 흥미로운 곳들이 많다. 연극 소극장이 무성한 큰길을 조금만 벗어나면 산등성이가 있고 예쁜 벽돌집들이 있는 것이 그것이다. 마로니에 빌라쯤으로 불릴 그것들은 이곳의 매력을 한층 더 높였다. 아- 정말 나중에 돈을 벌면 꼭 이곳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보리라- 하며 같이 간 언니에게 이야길 했더니 이곳은 정말 삼청동과 비슷한 면이 있다 하셔서 다시 생각을 고쳐먹었다. 삼청동은 말로만 듣고 텔레비전으로만 봤지 직접 가본적은 거의 없다. 나중에 한번 들러보아야겠다.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난 후 우리는 배우세상 소극장으로 다시 돌아와서는 4층에서 시작될 연극을 보러 들어갔다. 좌석에는 이 소극장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 여러 사람들의 이름이 쓰여져 있어 흥미로웠다. 그저 앉는데도 왠지 황송한 기분이 들었다.
사랑과 전쟁에서 자주 보이는 여배우(팜플릿을 미처 구입을 못해서 이름을 기억 못하고 있다)가 등장하여서 깜짝 놀랐다. 연극무대에 이렇게 오르는구나. 모든 배우들이 하나의 연극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모든 역할에서 열정이 느껴졌다. 누구하나 튀려하지 않았고 오로지 극을 만들고 있었다.
연극은 안락사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했다. 내내 무거울줄만 알았는데 중간중간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던져주었다. 전석매진이라는 위의 이름답게 왜 이 연극이 사랑을 받는지 알 것 같았다. 5년만에 연극무대에 다시 선 그의 모습을 보고싶은 사람도 많았을거다. 극중 보여주는 그의 미세한 표현들은 나를 흔들었다. 단지 그 자리에 있을 뿐인데 말이다.

 이 연극은 이번달인 6월 8일에 끝나는 것이었으나 한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연극 '선우씨 어디가세요?' 는 극단 '배우세상'의 10년을 기념한 13번째 연극이라고 해서 그 의미가 더 뜻깊다.

다양한 나이의 관객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보고 웃고 울고 박수를 친다. 연극이 끝나자, 그와 나눈 인터뷰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음악, 영화'는 집에서도 볼 수 있지만 연극은 그 '현장'에 가야지만이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덧글

  • 2009/01/31 22:33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Lucapis 2009/02/19 14:34 #

    인터뷰를 녹음하였으나 아무래도 녹음은 허락받았어도 배포허락은 얻지 못한터라 기사를 작성한 다음에는 삭제를 해버렸네요..ㅠㅠ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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