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생일/미역국 2008/08/09 05:23 by Lucapis

생일이 무엇일까요. 먹는 것일까요. 내가 축하받을 게 아니라 부모님이 축하 받아야 하는 일이라고 알고있는데 이미 그 전날 연락을 드렸으니 괜찮겠지요. 주변에 가면 갈수록 느는 것은 사람이건대, 점차 축하받는 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뜻은 그 반대의 경우 상대방에게 축하한마디 건네는 것에 저 스스로가 남에게 먼저 인색했다는 소리가 아니겠습니까.

아무튼간에 생일날에 미역국을 먹는 풍습을 워작이 사랑하지만 '미역국'을 안먹은지 꽤 되었습니다. 심지어 학교 후문의 음식점에 '미역국'을 메뉴로 한 집은 정말 없더군요. 그것을 몰랐었단 말입니다. 부대찌개, 된장찌개는 있는데 미역국과 북어국은 없습니다. 국에 들어갈 재료들이 저렴해서인지, 내놓는 주인분께서 몇 없는 건더기 때문에 미안함을 느껴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급식 시간에 미역국에 홍합, 닭가슴살이 들어가었을 수도 있겠네요.

결국 저의 생일은 먹는 것이었습니다. 먹는 것이 최고이며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곤드레 만드레 취하는 방식도 영 맞지 않아 적절하게 마시고 놀고 치고 두드리고 하면서 마냥 웃고 즐겼습니다. 전화, 동아리 홈페이지, 문자, 방명록 등등 여러 곳의 생일축하가 고마웠습니다. 저는 사실 상대방의 생일에 그다지 축하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더 고마웠습니다. 스스로 무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다이어리에 다소곳이 이름과 날짜를 적고 친구의 생일을 챙겨주는 친구들을 보면 참으로 꼼꼼하고 여성스러워서 부럽기도 합니다.

생일 전날에는 정신없이 저녁을 보내고 있던 차에 '내일 생일 축하한다'라는 쪽지를 받았습니다. 거기다 대고 '아 내일 제 생일이군요. 잊고 있었네요'라고 싸늘하게 대답했던 것이 참으로 미안했습니다. 그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고 있습니다. 혹시나 상처나 받지 않았을라나 싶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답장이 없었거든요. 뭔가 큰 충격을 가져다 준 것 같기도 하고.

한살이 먹고, 선배님께는 '훌륭한 어른이 되겠습니다'라고 보내드렸습니다. 운동이 끝나고 피곤할 시간 장시간의 전화를 걸어주신 엄친아 형님께도 고마움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있어 아름답다던 미소녀에게 하트를 날렸습니다. 빨리 남자친구, 여자친구 생길 겁니다. 덕분에 좋은 꿈 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