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에 있는 제목과 바로 아래에 있는 제목이 다른 이유는 '내가' 라고 붙이지 않으면 이것이 정말 정석과 같이 느껴질까봐 꼭 넣었다. 하지만 진짜 제목은 바로 아래에 보이는 것.

나는 '나만의 책'을 고르는 방법이 있다. 덧붙여 이 글은 지난 2008년 9월 6-7일 토-일요일 섹션이라고 불리는 조선일보의 Why?를 읽고 적절하게 떠오르는 걸 바로 작성한 것이다.
첫 페이지에는 예술마을 헤이리에 관한 책을 쓴 한길사 대표 김언호씨의 인터뷰가 실려 있었다. 나는 책을 정겹게 여기고 출판사에 대한 관심을 조금은 특별하게 여기고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물론 내 앞에서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파주 영어마을로 가기 전에는 늘 '헤이리'를 거쳐 가게 된다. (한번쯤 가본 사람은 알 거다) 한국같지 않지만 묘하게 한국다운 그 마을에서는 이상하게 사람들이 있다. 서울에서 꽤나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대부분은 파주에 있을 출판사 회사라던가 작가, 편집자 등등이 떠오르지만 이 곳은 그 외에도 카페와 작은 갤러리가 많기에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 연인의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 좋은 장소로 각광받는다. 이 '헤이리'가 한길사 대표가 먼저 생각해 낸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인터뷰 중간에 헤이리는 영국의 책 마을 '헤이온와이'를 본따 만들었다는 이야기, 출판업계의 불황 속에서 자신만의 대처방법 등이 소개되었다. 나는 무엇보다 예순을 넘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멋진 분위기를 풍겨서 나도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아참, 그러고 보니 내 꿈은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만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는 거였다.
'도서출판 한길사'라고 하면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떠오른다. 고등학교 시절 라디오를 들으며 밤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 광고로 늘 나오던 바로 그 것인데, 정작 읽은 적이 없다. 로마인 이야기는 사서 보기엔 시리즈가 너무 길었고, 나는 수능을 준비하고 있었고, 시립도서관에 가면 늘 1,2권만 빠진 채로 있었기 때문이다. 속상하다보니 한번도 읽은 적이 없다. 신기하게도 대학에 와서도 도서관에 1권이 있던 적은 없었다.
대표의 인터뷰 감상은 여기서 마치고 다시 책을 고르는 나만의 방법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언제쯤,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한 기사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나 역시 무릎을 쳤던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나만의 방법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1. 제목을 본다
책의 모든 핵심이 담긴 것은 책의 '제목'이다.
사실 여기서 대부분 호불호가 갈리지만..
2. 책의 주제를 본다
제목과 주제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꽤나 많다.
제목으로 구입했다가 원치 않은 결과가 올 수 있으니 머리말이나 옮긴이 글을 보며 주제를 알아본다.
3. 책의 디자인을 본다
책의 디자인은 곧 첫인상.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다.
그리고 확률 상 괜찮은 디자인일 경우, 내용 또한 괜찮을 경우가 높다.
디자인을 신경 썼다는 것은 책 역시 신경 썼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무턱대로 화려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책의 내용과 얼마나 어울리는 지가 중요하다.
4. 쓴 저자의 소개를 읽는다
최근 책의 트렌드는 저자의 소개를 '특별하게' 적는 거라고 한다. 자신의 일대기나 특별한 사항에 대해 이력서마냥 늘어놓는 것 보다야 좀더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감칠맛 나게 쓴 소개글도 많아졌다. 소개글이 흥미롭다면 아직 펴보지도 못한 본문이 갑자기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5. 출판사를 본다
익숙한 출판사일수록 돈도 많다는 뜻이겠다;; 물론 광고는 잘 하지 않지만 역사가 오래된 곳도 많다. 혹은 양질의 도서로 유명한 출판사를 추천받아 그 출판사의 스테디셀러를 찾아 읽는 방법도 괜찮다.
6. 본문의 자간과 장평과 같이 전체적 레이아웃이 미려한 지 본다
익숙하지 않은 자간과 장평도 있다. 분명 습관이 된 것인데, 가끔은 읽기가 괴로운 것들도 있다. 혹은 내부의 섹션 표기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나와 맞는가 맞지 않는가. 그 정도면 되겠다. 가끔 옛날 책 중에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익숙한 것을 읽자.
7. 책 서평을 읽어본다, 혹은 추천자의 글을 읽어본다.
보통 책의 뒤편에 있을 서평이나 추천자의 글을 읽어본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추천자는 때때로 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읽지 않고서 추천의 글을 쓰기도 한다.
8. 가격을 본다
가진 돈은 만 원인데 책이 이만 원이면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9. 아무 페이지나 펼쳐본 다음, 읽어본다.
마음에 들면 최종적으로 산다.
책을 고를 때 방해가 되는 것들
1. 이 달의 베스트 셀러
이 달의 베스트 셀러, 혹은 올해의 베스트 셀러라는 것이 있다. 이 순위를 너무 믿진 않는다.
자신에게 알맞은 베스트셀러는 다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자기 처세술 도서의 경우,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책들은 1년 이상이 넘어갈 경우엔 소용이 없던 때가 많았다. 패스트패션을 닮았다. 책이 읽혀지는게 아니라 소모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왠지 돈 많은 출판사에서 무차별적으로 뿌려버린 여러 요소들로 판단을 흐리게도 한 것 같다. 때론 직장상사나 교수님이 읽었기 때문에 나도 읽어야 겠단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읽으면서도 왠지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 처세술 도서는 마음의 양식보다는 기분전환용으로만 읽게 된다. 처세술 도서로는 취업, 리더십, 회사생활, 여성, 행복 관련 주제가 자주 눈에 띄지만 대부분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같았다. 차라리 you tube에 있는 명사들의 연설이나 프레젠테이션을 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또 CEO가 여름 휴가에 어떤 책을 읽었다는 기사도 간간히 나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그 중 20%만 읽게 된다. 나머지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다. 처세술이 대부분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처세술이 책을 읽는다고 취득되지는 않는다고 난 생각한다. 책을 덮고 눈을 감고 잠에 들고 다음날이면 잊어버린다. 아침형인간이라고 유명했던 적이 있는데 그거 따라하다가 신체 리듬이 깨진 사람도 있다고 하니... 차라리 그런거 안 읽고 부딪히는 게 낫겠다.
2. 신문의 도서 광고
신문지 상이나 지하철에 있는 도서 광고를 보면 무척이나 사고 싶어진다. 이른바 충동구매라는 건데, 신문뿐만 아니라 잡지에서도 유혹한다. 물론 몇몇 책들은 괜찮지만 대부분 돈이 많은 출판사의 광고가 대부분이다. 매번 같은 출판사가 한 면을 죄다 차지하고 광고하는 것을 보면 뭔가 이상하지 않는가...
3. 도서 섹션에 쓴, 기자들의 기사
기자들이 추천한 도서들도 존재하지만 그것 외에도 출판사에서 부탁하여 쓴, 약간 퍼블리시티(출판사에서 직접 부탁한)의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뉴욕타임스의 북 섹션은 괜찮은 것으로 유명하다는데 한국도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다. 마음에 드는 책은 스크랩을 해놓되, 바로 책을 주문하는 법은 결코 없다.
4. 금전적 영향
학생이라면 누구나.. 때론 과감하게 '지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5. 너무 멋진 책을 사려는 집착
사람도 그러한데 책이라고 꼭 안 그럴까. 완벽한 책은 어쩌면 없을지도. 때론 100% 만족하는 책을 구할 수도 있겠지만 읽기 전에는 무엇이건 부족하다. 상위에 있는 '내가 책 고르는 방법'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다. 가끔은 마음에 드는 책을 아무거나 덥석 사기도 하고 때론 좀 이상한 책도 읽어보는 것은 안 읽는 것보다 낫다. 그렇다고 좀 위험하다고 느낄 정도의 내용(이런게 있을까 모르겠지만)이라면 구태여 읽을 필요가 있을까. 마음에 드는 거 그냥 사면 되는 것이다.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