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P [MSP;P] 우리는 추억을 사랑합니다; 센티멘털 밸류와 복고 2008/10/02 03:53 by Lucapis

당신의 '헌 운동화'는 무엇입니까
위의 기사를 읽고서 쓰는




주제는 복고이다.
이전에 포스팅 했던 '키덜트'와 유사한 특성이 있었고 또 필자의 생각과 내가 맞닿아 있어 이것으로 정했다.
무엇보다 쓴 사람의 직업이 먼저 눈에 띄고 말았지만)
글의 내용에서 느껴지듯 '가을이 다가왔다.'

봄에 샀던 화사한 색의 옷을 여름이 지나고 다시 입으려 꺼내봤을 때 느껴지는 기분.
집 앞에 심어져 있던 나무가 붉게 물이 들어가고 있다던가
그 나무에서 떨어진 잎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책 안에 끼워두거나
끼워 두려고 본 책 안에서 발견되는 작년 이맘때 쯤 끼워둔, 이제는 바싹 말라버린 낙엽을 볼 때의 기분.

이상하게도 매년 돌아오는 가을이 오면 먼저 느껴지는 쓸쓸한 향.

이렇게 사람들은 기억하길 즐겨한다. 사실 즐겨한다기 보다는 자연스레 익혀버린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그 물건을 샀을 때의 두근거림이나 혹은 갖고싶던 그 것을 사기 위해서 몇 달동안 용돈을 모았던 추억,
사고 나서도 집에서 포장지 마저도 고이 접어 놔뒀을정도로 소중했던 무엇.

아니면 사랑했던 사람이 사준 물건이나 혹은 고백하던 장소 즐겨가는 곳에서 느껴지는 익숙함들.

당시의 나의 행동이 기억되기도 하지만 때론 그와 동반되어 생각나는 향기,
주변의 음악소리가 더 기억되기도 한다.

우리가 어떠한 것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그러다가 소중한 추억까지도 잊어버려서가 아닐까 한다.


글 안에서는 센티멘털 밸류라는 것을 이렇게 설명해주고 있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한낱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가치' 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와 동반되는 필자의 경험담을 풀어내고 있다.
'쓰레기처럼 보이는 운동화'를 버리지 못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말이다. 

이상하다.

인스턴트러브라고 금방 사귀다 헤어지면서,
신상 구두를 외치면서
리뉴얼 된 화장품을 구입하면서
왜 그전 모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유난히 애착이 가는 물건은 존재하는지,
그 사람이 가끔 떠오르는지 말이다.

Cool하다고 하면서도 결국 Cool하지 못하는 것은
되돌아 오는 계절처럼 다시 우리의 마음이 Cool해지자 마음먹기 전으로 돌아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튼간에 가을에는 이런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고 이런이야기를 해도 용서가 될 것 같다.



실은 센티멘털 밸류-특히 추억-를 이용한 마케팅 기법의 예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기나긴 이야기를 꺼내봤었다.


고객과 정서적 가치
이 블로그의 글에서 볼 수 있듯,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일단 그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물론 이는 마케팅(광고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센티멘털 밸류가 정서적 가치를 중요시 한다면,
여기서는 그 예들 중 '추억을 되새길만한'것들을 이용한 기법들을 소개하겠다.



1. 진에어


한진그룹 산하의 대한항공의 동생뻘인 저가항공사 진에어가 올해 6월 15일날 태어났다.
진에어는 독특한 광고들로 시선을 자극한다.
기존의 항공사 답지 않은 깨는 시도들을 하는데,
이러한 시도를 지휘하는 사람으로는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의 힘이 크다고 했다.

이분의 영향은 아니지만 이분은 그 분의 언니라고...(관련기사)를 보면 어떤 일들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광고는 어린시절 누구나가 불러본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를 CMsong으로 채택했는데, 별다르고 특별한 우수성을 알리기 보다는 저가항공사 진에어의 이미지전달에 신경을 썼다. 이와같은 파격적 시도는 실은 관계사 대한항공의 1위 이미지와는 별도로 구축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익숙한 음악이 우리의 귀를 솔깃하게 하고 귀엽고도 단순한 일러스트들이 호감을 주고 있다.

주로 이 광고는 케이블 채널에만 등장하며, 각 케이블 채널에 맞게 후반 멘트도 조금씩 다르게 한다. CM도 다른 버전으로 한개가 더 있으며, 이 다음으로 나온 광고는 모델이 옷을 신나게 입어보면서 '여행은 패션이다 진에어'가 나오게 된다.
 

(진에어 광고의 한 장면. 짱구같아요! ; 출처: 진에어)

실제 집행 광고





이 광고 이후 각 케이블사마다 알맞게 맞춘 CF(아래 버전은 여성,패션 채널에 나온다)

평범하다고? 그르지마요~(출처 스포츠서울닷컴이라고 적혀있군요)

이 곳의 특징은 승무원과 조종사들이 비교적 자유로운 옷차림에,
저가항공사이기 때문에 대폭 절감한 탓에 직접 이들이 표를 받고 있다.


마치 개구장이 어린이를 연상시키는 광고, 그리고 편안한 승무원들의 복장이 단일 이미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



2. 닌텐도 DS

PSP도 PSP지만 손으로 들고다니며 게임을 하게 해준 건 닌텐도가 먼저.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닌텐도 DS에 등장하자마자 놀랐고
지금은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국민의 생활기기로 각광받고있다.
광고 역시 남녀노소 모두가 등장한다.

닌텐도의 상승세 비결은 1)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 2) 게임 타이틀의 후광효과 로 굳혀진다.
 



 1)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

닌텐도 라고 하면 슈퍼마리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리의 어린시절 대부분의 화젯거리로 삼고있는 '슈퍼마리오 끝판 대장 깬 경험'이나
8bit지만 굉장히 뇌리속에 오래 남아버린 BGM, 실사로 제작한 영화...
이것은 닌텐도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크고도 소중한 자산이 아닐까 한다.

한국에서는 게임 시장이 사행성 오락(바다이야기, 빠칭코와 같은 그런 것이다),
철권시리즈와 같은 비디오 게임들과 온라인 게임들로 채워져있다.
덕분에 시장은 매우 크고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퇴폐적인 이미지로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게임을 하루종일 해서 숨진 한 청년의 이야기나 게임에 빠져버린 4인 가족,
혹은 사행성 오락으로 전재산을 탕진해버렸다는 기사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더욱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러한 '막장이 되기 위한 전유물'과 '초딩유저'들로 점철되곤 하는 게임을
좀더 명랑하고 밝은 곳으로 이끌어 준 매개체가 바로 닌텐도가 아닐까 한다.

게다가 휴대용으로 심심할때 아무때나 이용할 수 있고 제품 자체도 무척이나 정감이 간다.
겉모습은 21세기에는 다소 걸맞지는 않지만, 다양한 놀이거리들을 제공하고,
예전의 본체(게임보이;Gameboy)와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이 느껴진다.



2) 제품 타이틀의 후광효과

물론 이것도 닌텐도라는 브랜드에서 얻게 된 가치 중 하나이다.
사실 이 게임기는 게임기를 파는 것 보다 게임 타이틀을 팔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그만큼 기업의 이익은 게임기보다 게임타이틀에서 얻겠다는 것인데, 공공연히 복제를 하는 통에 큰 이득을 봤다고는 할 수 없다.

냉소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게임들보다는 발랄하고 유쾌한 분위기의 게임타이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예전에 인기를 얻은 슈퍼마리오를 필두로 하여 다양한 시리즈로 출시되었다.
플레이어는 직접 진행을 하며 마치 이 게임을 처음 접했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관련 블로그 모음
http://on20.net/tags/11945




3. 샤니 케로로빵



이거 다 모으면 저는 '용자'가 되는걸까요! 물론 이것은 일부일 뿐이에요.


샤니의 띠부띠부씰 시리즈는 아이들의 또다른 사행심 조장으로 늘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하지만
정작 해당되는 아이들은 10년 전과 다름없이 열광하고 있다.
심지어는 내 주변만 보더라도 '내가 가르치는 중학생들이 이 케로로빵 스티커를 열심히 모으고 있어서
나도 어느샌가 하나 받아 휴대폰에 붙였다'라고 할 정도니 이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20대들도 갖고있다.

또다른 복고를 여기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과거 포켓몬스터의 과거 향수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20대들이 인지하는 것이 그것이다.
배고픔을 달래 주면서도 동시에 귀여운 캐릭터를 얻게된다.
오늘은 어느것이 나올까  하며 살때마다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포켓몬스터의 경우에는 종류가 워낙 많아서 따로 스크랩북을 팔기도 했는데 지금도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수 많은 스티커중에는 일명 '레어아이템'도 있어 현금거래나 물물교환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단점이 많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큰 이득이 되고 있다.

케로로빵 관련 블로그 링크 : http://blog.naver.com/leejauyen?Redirect=Log&logNo=110025647143


5. 복고 영화/가요계

(출처 :무비위크 http://www.movieweek.co.kr/article/article.html?aid=6157)

드림걸즈
고고70
모던보이
놈놈놈
품행제로
맘마미아
색, 계

출처& 관련기사 :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080930603002)




원더걸스의 Nobody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어쩌다
씨야의 Hot girl


이들 영화/ 가요의 공통점은 모두 과거유행했던 것들을 다시 재현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복고다.

영화에서는 과거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매우 중요시 하게 여긴다.
또한 당시에 유행한 노래도 빠질 수가 없는데,
맘마미아의 경우는 특히 부모님 세대의 스타였던 ABBA의 명곡들을 삽입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엄마와 딸이 함께 보는 영화로 적절한 이러한 복고영화는,
기성세대에게는 과거로 돌아가는듯한 경험을 주고 신세대들에게는 생경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익숙함을 느끼게 해 준다.

색, 계의 경우도 당시 유행하던 헤어나 거리의 풍경, 복장, 시대상황들을 잘 재현하여
예로 들어보았지만 부모님과 함께 볼 만한 영화는 아닌 듯 하다..(..)

또한 음악에도 복고열풍이 불고 있는데,
한국에서 일렉트로니카와 과거의 기계음과 흡사한, 디스코 리듬을 병합한듯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심지어 원더걸스는 자신의 이름대로 과거 '드림걸스'의 모습을
자신만의 색채로 재현해낸 뮤직비디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음악뿐만 아니라 의상과 무대컨셉까지 과거로 돌아가 있다.

복고음악이라고 하니 갑자기 생각나는 노래가 하나 있다.
뜨거운 안녕!








6. 광고


이렇듯 소비자들의 '감성'을 불러일으킬만한 소재들로 2008년 가을은 '복고'를 선택했다.
물론 이러한 영향은 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보여지는데, 또다른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전지현의 '미니스커트'는 작년 2007년에 출시된 폰인데 역시 복고를 컨셉으로 하였다.
과장된 포즈나 당시 유행했던 미니스커트와 화장법, 힘을 잔뜩 준 헤어스타일은 과거 유명한 모델인 트위기를 연상시킨다.
(출처: 애니콜 인쇄광고 중)

사실 이러한 컨셉.
http://blog.naver.com/bensherman08?Redirect=Log&logNo=70035136266

모즈룩을 유행시킨 트위기에 대한 블로그로 가보자.

여전히 트위기는 살아있는 전설로 남아있는데, 도전슈퍼모델에서 심사위원으로 등장하고 있다.

광고 속에서 복고가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데 모즈룩이 한창이었던 작년에는
'앤디워홀'이라는 팝아트 거장에 관한 광고도 눈에 띄였다.
하나금융그룹의 광고였는데, 이후 매우 유사한 소재로 한국의 한 대부업체 광고에서도 이 기법이 시도되기도 했다.


9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도 어쩌면 복고를 불러일으킨 또 다른 이슈가 아니었나 싶다.


올해 가을 패션에서는 체크가 대세라고 한다.
체크남방은 80년대 대학생의 이미지를 살짝 떠올리게 되는데 조금 과도한 생각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과거로의 회귀가 컨셉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경기 침체로 인해 대공황으로 돌아간 듯한 최근 경제마저도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팅을 하면서 예술분야에서 '복고'가 앞으로도 계속 주요한 소재로 각광받을 것이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