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口生活 (2009) 오늘 고양이랑 밥 같이 먹을뻔 했다 2009/06/18 17:53 by Lucapis

이 학교는 점심시간이 따로 주어지므로 12시부터 12시 50분 사이 학교는 점심을 해결하려는 학생들로 북적인다.

5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빡빡한 학생식당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뒤 밥을 먹거나 아니면 학교 곳곳에 숨어있는 매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먹어야 한다. 그것도 늦게 가면 먹고싶은 메뉴의 도시락은 다 팔리고 없다.

아무튼 나는 12시 이전에 수업이 없어서 좀 여유가 남았다. 그래서 학교를 벗어나 근처 마트에서 파는 도시락을 사서 다시 캠퍼스로 돌아왔다.

매번 점심을 같이 먹는 약속이 있었는데 전날 늦게까지 놀다 와서 아무래도 점심은 무리가 있겠다고 생각해서 약속을 한회(;)쉬었는데 예상외로 일찍 일어나버린게 화근이었다...

사실 빈 자리에 앉아 혼자 먹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테지만 스스로는 소외감같은 것을 느낀다;; 수업 시작 20분이 남을 때까지 한참동안 어디서 먹을 것인가를 고민했다. 땡볕에 이리저리 쏘다니는 것도 참 못할짓이지만 그것 이상으로 혼자 먹는 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컸던 모양이다. 결국 적당한 곳을 발견해서 도시락을 개봉했는데, 분명 앉을때만해도 먼발치서 놀고있던 어린 고양이 한마리가 어느새 내 곁으로 와서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달라는건가...

그래서 손을 휘저으며 '저리 가'라고 했지만 고양이는 더욱 애처로운 눈빛으로 '제발 밥알 하나라도 좋으니 주세요. 오네가이' 라고 말하는것 같았다.

고양이는 늘 노곤한 표정으로 인간은 귀찮다는 식으로 '냐- 야아오옹-'하는걸로 알았는데 역시 배고픔엔 장사가 없었는지 그 고양이는 마치 강아지마냥;;

도무지 자릴 떠날 줄 모르는 고양이때문에 굉장히 부담을 느끼며 그나마 벌려놓은 도시락을 주섬주섬 주워서 다른곳으로 이동했다. 결국 적절한 곳을 찾아서 밥을 먹긴 했다만....



최근 학교에서 고양이의 개체수가 늘고 있다며, 그것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도 고양이에게 음식을 나누어주거나 하지 못한다. 괜히 잘못걸려 이 학교까지 들어온 고양이는.... 과연 언제까지 그 경제학부 건물 사이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