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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이대로 있어줘

네이트 첫화면과 통합된 싸이월드의 존재는...



싸이월드의 서비스에 대해 좋은 평만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도 이녀석이 망한다면 슬퍼해야만 한다. 만약 망하기라도 한다면 최전선에 서서 방어를(..) 해야 하는 이유는 꽤 확실하다.

 

나는 2004년부터 이곳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었는데 그렇게 따지니 현재까지 약 5년의 세월이 축적되어 있는 셈이다. 세이클럽이 초기의 정책에서 실패하고 온갖 10대 범죄의 온상지처럼 되어버리기 직전 물론 스페셜포스를 서비스하는 피망(게임포털)도 겸하고 있었지만 피망의 게임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으므로 금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내 또래들도 고등학생이 될락말락할 그 시점에 하나 둘 싸이월드에 계정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제대로 된 다음에는 서로 일촌신청과 추가를 하고, 점심시간때나 저녁시간에는 누군가의 홈피를 들러 BGM을 듣곤 했다. 10대들에게 있어 20대들의 대표적 서비스였던 싸이월드의 유저가 된다는 사실은 뭔가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이 된다가 아니라 조금은 어른이 되는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을 지도 모른다. (신기하게도 그즈음 허세가득한 중2병이 표면상으로 드러나게 된 거같기도 하다)

 

아무튼 그때 만든 미니홈피는 지금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피치못할 이유, 좀 부끄럽다는 이유, 귀찮다는 이유로 하나 둘 폐쇄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내 주변 우정내 진한 사람들 대부분은 아직도 싸이월드를 사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싸이월드는 노스텔지어 마케팅,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에는 적격이다. 브랜드 포지셔닝을 내가 자세히 그릴정도로 지식은 없지만 비슷한 여러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와 비교해보자면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쉽고, 간단하고, 대신 제약이 많은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제약된 틀 안에서 제대로 자신을 표현해 보려 애썼다. 그것이 도토리를 부른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들 소년 소녀감성에 흩날리는 벚꽃마냥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고도 포근한 느낌에 빠져들었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러던 어느날 얼짱의 시대가 뉘엿뉘엿 지고있다고 생각할 즈음에 투멤이라는 것이 새롭게 조명을 받았다. 과거 세이클럽에서도 그러한 것이 있긴 했지만 20대가 많았던 싸이월드에서는 그것이 좀더 확장되고 발전된 형태로 보였다. 예쁘고 멋진 사람, 그 이유를 그들이 가진 꿈에서 찾아낸 것이 아닐까 한다. 정확히 투멤이 된 사람들에게선 어떤 청춘이라던가 능동적이라던가 자부심이라는게 느껴진다. 누군가는 싸이월드가 나르시즘에 가득찬 서비스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타자의 눈은 때론 부러움을 불러내어 나도 어떻게 해야지~ 라는 류의 오기를 불러내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가고 그 살아가는 흐름에 유난히 유행을 탄다거나 조명을 받거나 하는 일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수는 없지만, 적어도 싸이월드가 닳았다고 여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하고 있는것은 사실이다. 크고 작은 서비스들의 런칭은 네이버 서비스 런칭수에 버금갈지도 모른다. 물론 그 방향성에 있어서는 전혀 규모부터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 향하자는게 전혀 다르지만은 않다.

 

 

싸이월드 내 미니 게임이 아닌 세컨드라이프에 버금(?)가는, 아니 그것을 지향(!)하는 게임서비스인 미니라이프도 생겨났다. 싸이월드 메인화면에 메뉴가 늘어났고 그 큰 메뉴에 세부 메뉴는 더 많아졌다. 단순하고 보기좋고 어찌보면 세련되었다고 느껴졌던 것이 온갖 불편함으로 늘어나게 된 것도 그때다.

 

 

불편함은 이번 싸이월드와 네이트 통합에서도 드러난다. 싸이월드에 가입한 유저들이 네이트에 어쩔수없이 기댈 수밖에 없도록 만들기도 하고, 네이트 아이디를 가지고 있지 않고 싸이월드의 아이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네이트온을 사용한다고 해서 다들 네이트를 첫 화면으로 하지 않는다는걸 알면서도 그 두가지를 무턱대고 합체해버렸다. 안그래도 복잡한 첫화면은 기존 네이트 메인화면과 섞여 큰 혼란을 준다. 이쯤되면 누구의 싸이월드인지, 과연 싸이월드는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이러다가 결국 없어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걱정까지 된다. 5년, 혹은 더 많은 추억들이 한꺼번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면, 쓰기 편하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는데 그 사람들이 이 정보들을 다시 자기 컴퓨터에 저장하는 스킬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혼란에 빠질것이 뻔하다. 통섭의 시대라고 해서 이것까지 합쳐버리는건지..

 

그래서 싸이월드는 있어주어야 한다. 그 자리에. 온갖 크고 작은 변화에도 그러려니 하던 내가 이번 새 얼굴을 접하고 왜인지 모를 고민을 함께 접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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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pis | 2009/10/05 00:11 | Thinking 생각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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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y Precious .. at 2009/10/25 13:40

제목 :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싸이월드'라는 브랜드 파워
요즘 싸이월드 유저들 사이에서는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합친 것 때문에 이래저래 말들이 많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싸이월드의 장점들이 모두 없어져 버렸다는 것. 아마 싸이월드 유저들에게 들이닥친.. 최대의 악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기도 합니다. 저는 네이트와 싸이월드가 합쳐진다면 정말 더 잘 될거라고 생각했...more

Commented by twinpix at 2009/10/05 22:28
제가하고싶은말을 다적어주셨어요.

아. 뭐랄까.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저의 글쓰는 문장력이 굉장히 망가졌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는...;
Commented by Lucapis at 2009/10/06 13:36
저도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고, 특히나 미투나 트위터같은 단문 블로깅서비스를 이용하고부터는 글쓰기가 어렵다 느껴질때가 많아졌어요!!! 반대로 단상같은 짧게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은 잘 담게 된 것 같지만 말예요..
Commented by 쇼너짱 at 2009/10/06 17:42
네이트닷컴 아래로 결국 다 통합되는건가? ㅎ 서비스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 그것이 점점 활성이 되가면서 커지고 그 안에 이것저것 계속 집어넣게 되면, 처음의 그 것이 변질되기 마련 ㄷㄷ 싸이월드는 원래 그 자체로도 계속 보존은 되야 할듯
Commented by Lucapis at 2009/10/07 01:35
제공되는 뉴스 채널 통합, 로그인 아이디 설정 이분화로만 끝날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는군요. 상식적으로 네이트온에서 개인 블로그로 바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 편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싸이월드와 네이트 첫페이지가 합쳐지고 보니 그게 편한일이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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